한동훈 콕집어 수사지휘 시도 박범계…12시간만의 포기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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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오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막는 취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다 검찰 안팎의 비판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다.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청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준사법기관 성격을 가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위험이 있어 1949년 12월 검찰청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단 4번 발동됐다. 이 가운데 3번이 문재인 정부 추미애·박범계 장관의 수사지휘였다. 박범계 장관은 추 전 장관의 두 차례 ‘검찰총장 배제 지휘’ 철회를 명분으로 한 부원장의 검언유착 의혹, 윤 당선인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등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 한 것이다.① 31일 오전 한동훈 검언유착 의혹 콕 집어 무혐의 저지 시도3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범계 장관은 이날 출근 직후 한동훈 부원장이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복원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법무부 검찰국에 지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020년 7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지휘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당시 이성윤 지검장)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다. 의혹의 주요 피의자인 한동훈 부원장이 윤 당시 총장의 측근 인사로 꼽힌다는 이유였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황태자’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이었다. 박 장관은 윤 당선인이 총장직에서 사퇴하고(2021년 3월), 후임 김오수 총장이 같은 해 6월 1일 취임한 뒤 10개월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날 갑자기 김 총장의 지휘권을 복원하려고 시도한 것이다.전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이선혁 형사1부장)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부에 “한 부원장을 무혐의 처분하겠다”라는 의견을 올렸다는 사실이 공개된 지 하루 만이다. 수사팀의 무혐의 의견은 이번이 11번째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의 오전 수사지휘권 발동 지시와 함께 후속으로 한 부원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추가 발동할 방침이란 소문이 함께 돌았다.② 중앙일보 보도로 공개되자 김건희 사건도 대상에 포함 시도이날 오후 1시 중앙일보 보도로 이 사실이 공개되자 법조계와 야권에선 거세게 반발했다. 한 법조인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기도 한 박범계 장관이 윤석열 정부 집권 전에 어떻게든 친정부 검사들을 동원해 한동훈 부원장 무혐의 처분을 최대한 미루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원장을 최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묶어 놓아 윤석열 정부가 한 부원장을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수원지검장 등 요직에 기용하는 걸 막으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리려는 것조차도 박범계 장관이 수사지휘권이라는 권한을 동원하여 막으려는 건 결국 직권남용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의 중립성 강화를 위해 공약한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최근 박범계 장관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도 결국 이렇게 방탄용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 위한 명분 쌓기였나”라며 “박 장관은 법무부 장관의 중립성은 외면한 채 임기를 마치는 끝까지 철저히 민주당 의원으로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보만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범계 장관은 한동훈 부원장 관련 검언유착 의혹뿐만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 처가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 추 전 장관이 총장 지휘권을 배제한 사건 전체에 대해 원상 복구하는 취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 했다. 수사지휘 대상 확대는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 부원장을 겨냥한 수사지휘 발동이란 비판 여론이 부담스러웠던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3월 3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③ 친정부 검사들도 “직권남용 소지” 반발…박범계 “논의 중단”하지만 윤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까지 겨낭한 꼴이 되면서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거셌다고 한다.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까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라며 박범계 장관을 만류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법무부 대변인실은 오후 6시 직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일부 언론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특정인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고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내용의 왜곡된 기사를 보도했다”라며 “오해의 우려가 있어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수사지휘권 발동 계획을 접은 것이다. 법무부는 “전임 추미애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배제토록 했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체 사건에서 원상회복시키고자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법무부 해명이 옹색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검찰 간부는 “진정으로 해당 사건들에 대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원상으로 회복시킬 목적이었다면 새 검찰총장이 취임한 직후 해야 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범계 장관 논리대로라면 검찰총장이 바뀐 지 1년이 되도록 방치한 이유는 뭔가”라며 “앞뒤가 안 맞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장관은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대선 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검토할 수가 없었고, 현재는 대선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후 다시 수사지휘권 발동을 추진할 길을 열어 놓았다. 박 장관은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훨씬 협조를 좀 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청법 제8조(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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